<글에 들어가기 앞서>
내가 선호하는 향 :
-장미냄새 (Ex.헉슬리 모로칸 가든, 하지만 헉슬리도 나에겐 좀 진한느낌)
-생화꽃냄새 (달달하고 여성스러운 꽃향X)
- 풀냄새
-우디향 (너무 절간같은 우디향 불호 - Ex. 딥디크 탐다오)
엄마의 해외여행으로 면세찬스를 사용할 수 있게된 나는 4계절 뿌리기 무난한 데일리 향수를 구매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데일리 향수라서 매일매일 소비할 것이고 그럴것이면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처음 생각한 브랜드는 딥디크나 메종 마르지엘라였다. 바이레도도 고려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가격이 비싸 딥디크로 마음속으로 합의(?)하고 시향을 위해 백화점을 방문했다.
딥디크로 직진, 이라는 마음을 먹고 백화점에 들어섰으나, 직원이 나눠주는 바이레도 시향지를 받고나서 신선한 충격에 빠졌다. 딥디크를 시향하는 동안에도 계속 바이레도 시향지의 향기가 머릿속에 감돌았고, 무슨 향인지 너무 궁금하여 바이레도를 방문하여 나눠준 시향지의 향이 무엇인지 물었다.
시향지의 향은 발다프리크였다. 이렇게 발다프리크로 바이레도에 발을 들인 나는 본격적으로 바이레도를 탐방하기 시작했다.
직원이 추천해주는 바이레도 베스트라인인 라튤립, 블랑쉬, 모하비고스트 등등을 시향해 보았지만, '저 향 시향해보고 싶어요' 라고 처음으로 의사를 내비친 향이 이름에 눈길이 갔던 집시워터였다.
라튤립 향은 말해뭐해, 너무 좋지만 나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고 블랑쉬는 물비린내가 느껴졌으며, 모하비고스트도 좋지만 흠.. 발다프리크는 좋은데.. 너무 좋은데, 나한테는 너무 달아…
그래서, 이름부터 특이한 집시워터는 과연 나의 기호를 맞출 수 있을 것인가?!
집시워터의 첫 느낌은 ‘편안하다’ 였다.
바이레도 방문 이전 수많은 향수를 시향한 터라 코통사고 를 당한 상태였지만, 그 틈에서도 향이 하나도 거슬림이 없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고, 내가 원하는 데일리 향수 답게 너무 화려하거나 튀지 않고 또 너무 달거나 또 너무 우디하지는 않은 그 밸런스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다만, 향수는 시향지에 뿌려서 맡는 향과 직접 착향했을 때 향, 잔향이 다 다를 수 있으므로 시향지를 가지고 고이 집으로 돌아왔다.
한시간 정도가 흐른 후 나는 잔향에는 아저씨 스킨냄새가 미묘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거슬리지는 않을 정도였다.
짧은 순간의 시향을 끝내고 선택을 내려야 했기에, 나는 집시워터를 확신의 대용량인 100ml를 살 것인지 50ml를 살 것인 지를 고민하다가 먼저 작은 것 부터 사서 뿌려보고 잘 맞으면 대용량을 들이기로 결심하고 50ml를 결제했다.
그렇게 집시워터는 엄마의 여행이 끝나는 일주일만에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과연 나의 선택과 기억이 맞았을 까, 걱정반 설렘반으로 언박싱하고 몸에 뿌려보니 나의 우려와는 달리 역시 좋다.
바닐라향이 90프로 메인인 것 같고 살짝살짝 절에서 피우는 인센스 향이 느껴지는데…
총합하자면 마일드한 절냄새..? 딥디크의 탐다오 향에 바닐라를 마구마구마구 섞은냄새?
거슬림이 없는 편안한 향 / 꾸안꾸같은 자연스러운 향 / 겨울에 잘 어울리는 포근한 향으로 느껴져서 잘 맞고 요즘 데일리로 매일매일 뿌리고 다닌다.
삭막한 사무실 안, 키보드만 두드리다가도 가끔 내 몸에서 올라오는 집시워터의 편안한 향이 느껴질 때 기분이 리프레시 되고, 좋은 냄새가 내 몸에서 나는 그 자체로도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이번 향수 구매의 목적은 사계절 뿌릴 데일리 향수를 사는 것이었는데 집시워터는 그 향의 특성 상 사계절보다는 가을, 겨울과 같이 찬바람이 부는 날에 잘 어울리는 향이라는 것이다.
집시워터, 비록 데일리 향수를 찾는 여정은 지속해야 겠지만, 당분간 추운 날씨에 나와 계속 함께 할 향수가 될 듯 하다.
<구매팁>
-역시 면세찬스가 최고지만, S.I VILLIGE에서 종종 할인율이 큰 쿠폰 / 페이백 등의 이벤트를 실시하니 구매예정인 분들은 수시로 확인해보자.
-바이레도 향수는 지속력이 그리 길지 않으므로, 향에 확신이 있다면 100ml를 사는 게 훨씬 가성비도 좋으며, 공병에 덜어서 가지고 다니며 뿌려야 하루종일 그 향을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