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식물 응급처치엔 “신기요나루 연고“

지난 주말 집근처 화훼시장을 구경갔다 눈에 띄인 이쁜 오렌지색 호접란을 데려오게 되었다. 그런데 차로 옮기는 도중에 한 가지의 목꺾임이 발생하였고, 나는 힘들게 데려온 호접란이 죽을까봐 아래사진과 같이 우선 응급처치를 해 주었다.

나무지지대를 옆으로 살짝 치워보면 아래사진처럼 줄기가 손상을 입었다 ㅠㅠ 덜렁이 주인 불찰로 생긴 상처라 너무 마음이 안좋았다. 잘 키워야 하는데…

그래서 인터넷으로 급히 또 서칭을 해보기 시작하였다. 혹시 식물용 응급처치 연고는 없을까? 완전 부러지지 않고 살짝 훼손된 가지를 어찌저찌 살려볼 방법이 없을까…? 그 검색 끝에 어렵지 않게 발견한 “키요나루” 연고를 인터넷 주문하였다.

키요나루연고야, 내 호접란을 살려줘!!

키요나루 연고의 목적은 전지 / 접목 등인데 상처보호 및 상처부위로 물이 들어가거나 감염을 예방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뚜껑을 열어보면 탁한 겨자색 페이스트의 연고가 보인다. 상처부위가 좁은 만큼 오뎅꼬치와 같은 예리한 도구를 이용해 연고를 소량 체취하여 섬세하게 발라준다.

연고를 상처부에 도포한 직후의 모습

해당 연고는 마치 문구에 파는 목공용 본드처럼 처음엔 맑은 점성을 띄며 시간이 점차 지날수록 굳어지며 상처부위를 감싸준다.

연고만으로 꺾인 부위가 고정 되지는 않으므로, 다시 수목에 맞는 부목으로 깁스를 해 주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해당 조치 때문인지 꺾인 가지의 꽃이 시든다거나, 처지는 모습은 다행이 아직까진 보이지 않는다. 혹시 식물이 상처를 입었는데 연고도 없는 경우, 다른 응급처치 방법이 또 있는데, 바로 사람이 쓰는 듀오덤 연고를 잘라 상처부위을 감싸주는 것.

듀오덤은 식물연고처럼 배송일이 소요되지 않고 집 근처 약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기에 빠른 처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꼭 듀오덤이여야 하느냐라고 한다면 그럴 필요는 없고, 듀오덤과 같이 하이드로콜로이트 계열의 소독 + 접착 고정까지 가능한 습윤밴드면 가능하고, 꺽인 부위나 상처부를 튼튼히 고정시킨 뒤 몇일이 지나면 가지가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식물이 다쳐 속이 상한 식집사님들은 해당 방법을 한번 활용해보자.

부디 호접란이 건강하게 쑥쑥 자라 해가 바뀔 때마다 이쁜 꽃들을 오래오래 보여주면 좋겠다.
상처입혀서 미안해, 우리 다시 잘 지내보자! 🌺